2010년 03월 21일
무료급식에 대한 중앙일보 3월 16일자 문창극 칼럼 반박
공짜 점심이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 같다. 한쪽은 모든 아이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주자는 것이고, 다른 쪽은 왜 점심 값을 낼 수 있는 집 아이들에게도 무료로 점심을 주느냐는 것이다. 전자는 돈을 못 내는 아이가 주눅이 들 것이니 다 같이 무료로 하자는 것이고, 다른 쪽은 그 돈을 오히려 다른 데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한쪽은 포괄적 복지를, 다른 쪽은 선별적 복지를 주장한다. 이와는 별개로 무료로 점심을 준다니 얼마나 편하냐는 단순한 실리주의자들도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하게 지방선거 차원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선택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료 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다. 공동체를 이루어 살면서 개인이 해야 할 일과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구별되어 있다. 치안과 국방을 맡고, 다리와 댐을 만들고, 학교를 세우는 일 등 개인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은 국가가 세금을 거두어 대신 해 준다. 그러나 국가가 그 한계를 넘어 개인의 생활까지도 책임지겠다고 나온다면 그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말이 좋아 포괄적 복지이지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다른 한편 무료 급식은 배급 장면을 연상케 한다. 좀 심하게 비유하자면 우리 아이들이 공짜 점심을 먹기 위해 식판을 들고 줄을 서 있는 것과, 식량 배급을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북한 주민이 그 내용 면에서는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내 아이의 점심을 내가 책임지는 것은 거창하게 말하자면 그것이 바로 개인의 독립이며 자존이기 때문이다. 내가 할 일은 내가 하는 것이지 국가가 대신 해 주는 것이 아니다. 물론 여러 이유로 아이의 점심을 책임질 수 없는 가정도 있다. 생활보호 대상자도 있다. 그들은 별도의 배려를 해 주어야 한다. 무료 급식을 받는다고 차별을 받아도 안 될 것이다. 티가 안 나게 운영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반박:
‘개인이 해야 할 일은 개인이 해야한다’ 라는 요지인데 이는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한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 문제는 지자체에서 매년말마다 멀쩡한 보드불럭을 부시고 다시 설치하는 불필요한 예산을 모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각 부처마다의 알력과 항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바로 정치인, 국회의원들의 일이 아닐까? 국회에서 공성전을 벌이고 각지에서 K-1을 하는 것은 정치인의 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무료급식이 개인의 독립, 자존을 위협한다’ 라는 내용은 실소가 나온다. 현재 신문의 경제면을 보면 무역흑자라던가 경제지수 상승 같은 것이 자주 적힌다. 하지만 서민들의 경제는 도리어 점점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무료급식은 개인의 독립과 자존을 방해하는 거미줄이 아닌, 서민들이 폭도로 전락하지않게 해주는 안전망인 것이다. 또 한 문단 마지막에 언급한 ‘티 안나게 운영하는 방법’이 도대체 무엇인지 나는 짐작도 안간다. 예를 들어주었으면 한다.
공짜 점심은 국민 의식의 수준에서 단순하게 점심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의식주를 포함해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때 독립적인 개인은 사라지고 의타적인 인간만이 넘치게 된다. 이에 비례해 국가의 간섭은 심해진다. 개인의 자유와 존엄은 시혜를 베푸는 국가에 반납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북한처럼 나라에서 먹여주고 입혀 주는 대로 살 것인가? 공짜 점심이 시행된다 가정해 보자. 분명히 이를 내건 정치인들은 자기 덕에 우리 아이들이 점심을 먹는다고 공치사를 할 것이다. 그들이 점심을 주었는가? 아니다. 우리의 세금이다. 세금은 국민이 내고 생색은 정치인들이 내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반박:
무료급식건을 보고 바로 국가가 의식주 모두 책임지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무료급식이 책임지는 것은 의식주 중 인간이 인간답게되기 위한 최저필요조건인 식일 뿐이며 모든 시민이 대상이 아닌 의무교육기간뿐이다. 일하지않고 노력하지않은 인간을 먹여살리고 의식주 모두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나라의 자라나는 새싹인 초등학생들에게 어린시절 상처와 가학성을 방지하자는 것뿐이다. 또한 무료급식으로 국가의 간섭이 증가하는 것도 비약이다. 아니 하다못해 무료급식으로 몇가지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그에대한 부작용으로 국가의 간섭이 증가한다면 차라리 그것을 환영하겠다. 하지만 현재 국가의 간섭은 ‘환경파괴, 경제적효과 제로, 일자리창출효과 미약의 4대강사업’, ‘무료급식보다 더 사회주의사회, 북한, 전소련같은 국가권력에 의한 언론장악’이런 긍정적인 측면이 희박한 의미없는 부작용들뿐이다. 지금 더 문제인것은 이런 의미없는 국가간섭아닐까.
이는 효율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내 돈으로 점심을 사 먹는 것과, 내 돈을 국가에 내서 국가가 그 돈으로 점심 값을 내주는 것 중에 어느 것이 효율적인가? 국가가 한다면 누군가 돈을 관리해야 하고, 이를 맡은 사람들에겐 특권이 생긴다. 때로는 낭비와 부정이 따를 수도 있다. 사회주의가 겪어온 부작용들이다. 개인의 선택도 무시된다. 왜 누구나 똑같은 메뉴의 점심을 먹어야 하는가? 떡을 싸 가고, 샌드위치를 싸 가면 안 되는가? 그것이 개인의 다양성이다. 우리 집 아이들의 경우, 때때로 학교 급식 메뉴가 지루하다며 도시락을 싸간 적도 많다. 그런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왜 뒤늦게 개인의 취향을 무시하고 획일주의로 나가려는 걸까? 개성을 강조하면서 가장 개인적인 먹는 것부터 똑같음을 강요하는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그게 바로 가난을 이용하는 위선이며 포퓰리즘인 것이다. 무료 급식을 반대한다는 한나라당은 ‘왜 부자들에게까지 공짜 점심을 주느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는 가난을 이용하는 포퓰리즘과 똑같이 부자를 때리는 또 다른 포퓰리즘인 것이다.
반박:
효율성의 문제를 보자. 쉽게 생각해서 100명의 사람들이 소매점에서 따로따로 물건을 사는 경우와 100명의 사람들이 한번에 도매점이나 직거래로 물건을 사는 경우와 어느 쪽이 더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선택을 할까? 그리고 세금(돈)을 관리하는 일부 사람들의 특권,부패의 경우? 그런 것이 처음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글까? 그리고 그런 특권, 부패의 문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관심, 참여가 있으면 방지할 수 있다. 자식들이 먹는 급식문제인데 사설급식일때도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국가가 한다고 무관심해질까?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은 인터넷이라는 도구로 급속하게 커질수 있다. 또 ‘취향을 무시하고 획일주의로 나가려는 걸까?’라고? 무료급식으로 획일주의를 논한다면 그 이전에 초등학교에서 획일적인 교과를 이용하여 교육하고 고등학교까지 획일적인 교육정책, 수능, 대입에만 초점을 맞춘 현 교육태세를 문제삼아야 한다. 무료급식을 통한 공동체적 의식은 또다른 살아있는 교육이며 정서이다.
내 아이의 점심을 내가 책임지는 것은 부자냐, 가난하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부모의 당연한 책임이자 정성을 쏟고 사랑을 할 수 있는 권리다. 자녀 양육 문제에서 가정의 책임이 무너진다면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인가? 국가나 권력이 나설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국가 의존형 인간들이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지켜 낼 수 있을까? 그런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할까? 결국 전체주의, 공산주의형 인간을 만들어 내지는 않을까? 개인이든 국가든 진정한 번영은 독립심에서 출발한다. 그런 점에서 무료 급식 문제는 단순하게 먹는 문제, 편리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이자 이념의 문제다. 공짜 점심 한 끼로 우리의 자유와 존엄을 팔 수 없다. 공짜 점심이 혹시 실현된다면 ‘내 아이는 내가 먹이겠다’는 도시락 싸가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 그것이 가정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초를 지키는 일이다.
반박:
‘내 아이이의 점심을 내가 책임지는 것은 부자냐 가난하냐의 문제가 아니다’가 아니다. 개인이 책임지기 힘든 일을 하는 것이 국가의 성립이유라고 할때 현재 대한민국의 급속한 양극화현상에서 무료급식은 당연한 선택이다. 국가의존형 인간들? 그런 사람들은 살수도 없는 정글이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그리고 무료급식을 한다고 전체주의, 공산주의형 인간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비약을 넘어 망상이다. 무료급식같은 부의 재분배를 활성화 하지 않으면 현재의 양극화, (생계를 걱정하여 발생한)저출산, 고령화는 심각해질 뿐이다. 무료급식은 철학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적이고 국가의 성립이유에서 당연한 선택이다.
# by | 2010/03/21 08:38 | 잡담 | 트랙백 | 덧글(0)







